TT로 당신이 잠든 사이에 au
잠깐!! 당신이 잠든 사이에 au란?
자신 포함 사람들의 죽음을 보는 예지몽을 꾸는 주인공을 시작점으로 예지몽을 간파해 죽을 사람을 구해주면 피구원자가 구원자에 대한 예지몽을 꾸게된다는 개오지는 설정을 가진 드라마의 au이다 드라마잼쓰니까 한번 보는것도 추천 설정은 입맛대로 살짝바꿈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놀랍게도 헨리는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에 넌더리가 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심정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다. 분명 거창하게 이유까지 설명해야 할 텐데 그걸 듣고 표정 관리를 하지 못할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훤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주 오래전엔 구차한 설명을 해주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 긴 설명을 듣고 난 후엔 백이면 백 불쾌해하며 그를 걷어차나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며 외면했다.
백씩이나 쌓이고 나니 그도 이유에 대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훗날 평생을 홀로 살아온 그에게 가족이 되어준 친구들에게도 마음 편히 속을 터놓을 수 없었다.
1.
그는 누군가가 죽는 꿈을 꾸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기억 속 첫 번째는 얼굴도 보이지 않은 한 여자가 차에 치여 즉사하는 꿈이었다. 잔인하다 느낄 정도로 생생한 꿈이었지만, 헨리는 그저 기분 나쁜 꿈을 꾸었다며 구시렁거리는 정도로 하루를 보냈다. 그날 저녁, 헨리의 집 앞에서 구급차가 차에 치인 누군가를 실어 갔을 때도 그에겐 단순한 우연일 뿐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뒤. 죽는 순간의 표정까지 생생히 보여준 꿈속의 남자가 자신의 앞에서 소름 돋을 정도의 같은 얼굴로 스러지자, 그는 자신이 예지몽을 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 몇번은 누군가의 죽음을 막아보려고도 했다. 길을 가던 꿈속의 그 사람을 붙잡고 "당신 10분 뒤에 죽어요!" 같은 소리를 해주었지만, 뭐. 결과는 알다시피. 낯선 사람이 갑작스레 퍼붓는 저주와 같은 말을 귀담아 듣는 이는 없었다.
결국 헨리는 아르바이트 첫 날, 사장님에게 "이따 5시에 가게에서 불이 날 거예요. 사장님 그때 돌아가신다구요!"라는 폭탄 발언을 하고 해고된 뒤부턴 꿈속의 사람을 돕는걸 관두었다.
물론 안타깝게도 사장님은 그날 정말 돌아가셨다. 어쩌면 헨리가 몇 번 더 구하려는 시도를 해보았다면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으니. 아무도 자신을 믿지 않고 누구도 구할 수 없는데, 하다못해 돈벌이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동분서주 노력을 할 위인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가 꿈속 사람을 돕는 동기는 생명의 숭고함 같은 고귀한 이유보단 그저 그의 기분을 망치기 싫어서였다.
그렇다고 이러한 꿈을 꾼다고 해서 사람을 살릴 의무가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헨리가 지킬 리도 없었다. 그는 겨우 구한 아르바이트에서 잘린 후로 생활고가 계속되자 은행을 털어버린 사람이었다. 사회가 정한 기본적인 의무조차 저버리게 된 헨리에게 아무도 모르는 의무는 신경 쓸 필요조차 없었다.
결국 헨리는 책임질 수도 없고, 책임지지 않을 것인데도 자꾸만 자신의 눈앞에서 얼쩡대는 수많은 죽음이 지긋지긋해졌다. 그래서 그는 하루하루 죽음을 외면했다.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죽든, 자신의 앞에서 죽든. 칼에 찔려 죽든, 불이 나서 죽든. 그냥 모르는 척 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직접 사람을 여럿 죽여본 후론 꿈속 죽음 따위는 더더욱 아무렇지 않아졌다. 꿈속 그 사람이 헨리의 행동에서 비롯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러다 보니 언뜻 죄책감 비슷한 감정을 가지기도 했었지만, 금방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수그러들곤 했다.
그리고 어느 날, 결국 꿈조차 그런 헨리를 포기 한 건지 그는 더 이상 예지몽을 꾸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정부로부터 일감을 받기 시작할 때 즈음, 찰스와 엘리와 묶여 삼총사라고 불리기 시작할 때 즈음, 그 둘의 존재가 헨리에게 가족으로 다가올 때 즈음의 일이었다.
원래도 신경 쓰지 않던 꿈이라 큰 의미는 없었다. 다만 그는 놀랍게도 겁이 많았기에, 자신의 꿈이 친구들을 위협할 일이 없다는 것에 만큼은 크게 안심했다.
헨리는, 드디어 성가신 일이 줄었다며 이제 편한 잠자리를 가질 수 있겠다고 좋아했다.
2.
하지만 헨리의 인생은 항상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찰스의 지도하에 특수훈련을 끝마치고 늘어지던 오후였다. 무언가 예견이라도 한 것인지, 그날은 분명 날이 좋지 않았다. 꾸물꾸물 몰려오는 먹구름을 보자 헨리는 갑작스럽게도 잠에 빠져들었다. 그 잠깐 사이 무언가 꿈을 꾼 것 같았지만, 식탁에 엎드려 졸고 있는 그를 엘리가 흔들어 깨웠기에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았다.
"헨리! 여기서 졸고 있던 거야? 지금 당장 급한 일은 없댔으니까 차라리 빈 막사에 들어가 아예 한숨 자."
마치 잠에 취하기라도 한 듯, 눈조차 제대로 떠지지 않았다. 엘리는 한숨을 쉬더니 그를 일으켜 세우곤 저 멀리 찰스를 불러세웠다.
빨간머리의 여자가 그를 눕힐만한 곳이 있냐고 물어보는 것 같았지만 헨리에겐 그저 웅얼대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헤드셋을 쓴 남자가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끝으로 겨우 뜬 시야 마저 흐려진 그는, 다시 스르륵 잠이 들었다.
눈 감긴 어둠 속에서 그는 또다시 꿈을 꾸었다. 아까와 같은 꿈인 것 같았지만 흐린 의식으로 확신을 할 순 없었다. 꿈속에서, 그는 붉은 색의 무언가를 흩날리는 여자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머리카락인 것 같기도, 어쩌면 피인 것 같기도 했지만 이 또한 확신할 수 없었다.
다만 그가 기억하는 것은- 새하얀 숲속 찢어지는 비명소리와 귀가 터질 것만 같은 파열음, 난사하는 총 소리와⋯
그리고, 그리고⋯.
"헉⋯!"
숨을 꿰뚫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잠이 달아났다.
언제 옮겨진 것인지, 헨리는 빈 막사 안 간이식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몸을 일으키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아까의 꿈을 되짚어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꾼 꿈이었다. 그러니 단순한 꿈이면 좋으련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인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뚜렷한 예지몽이었다.
눈을 꾹 감고 꿈의 희생자를 기억해 내고자 했지만 머리가 지끈거려 떠올리기 어려웠다. 단지 눈앞에 붉은 색의 무언가가 아른거렸고 날카로운 환청들이 귓가에 남아 앵앵거렸다.
그때, 누군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헨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들어왔다. 반사적으로 눈을 뜬 헨리는 그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으나 이내 그 존재가 자신의 친구임을 깨달았다. 모를 수가 없었다. 그의 친구는 모자에 가려져 언뜻 비치는 머리색 만으로도 자신의 존재를 나타냈으니. 그녀는 빨간 머리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깊고 진한 색을 가졌다. 마치 피가 연상 될 만큼. 그렇기 때문에 그의 친구, 엘리는 가끔 자신의 머리는 피에 물들어도 티가 나지 않는다며 좋아하곤 했다.
엘리는 침상에 앉아있는 헨리를 한번 보더니 찰스의 관물대를 뒤적이며 말을 걸었다.
"깼어? 나 때문에 깬 건 아니지?"
"응⋯."
대답이라기보단 속삭임에 가까운 소리였다. 어지러운 머리를 짚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자니 빗소리가 들려왔다. 밖은 이미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제서야 생생히 몰려오는 습기로, 그는 천천히 현실에 돌아왔다.
한참을 뒤적거리던 엘리는 타월을 손에 쥔 채 우의의 모자를 벗었다. 우의를 입기 전 이미 비를 맞았던 것인지 그 빨간머리는 물기에 젖어있었다.
"너 오늘 되게 정신 못 차리고 자더라. 한동안 안 그러더니 무슨 일 있어? 설마 약 한건 아니지?"
장난스레 툭 던지는 말에 헨리는 그저 픽 웃었다. 이상한 소리 할 거면 빨리 머리나 말리라고 받아치고 싶었다. 입을 열기 위해 숨을 들이키고 고개를 들자, 너무나도 익숙한 엘리의 뒷모습이 보였다.
순간, 헨리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갔다.
그녀의 머리색은 정말이지 피와 같았다. 만약 저 머리카락이 선혈과 함께 흩날린다면...
꿈속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여자의 머리 또한 분명 피와 같았다! 지독한 꿈은 결국 그의 친구를 겨누고야 만 것이다.
"헨리? 왜 그래? 너 설마⋯ 진짜?"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당황한 엘리는 머리를 말리던 손을 멈추고 수건을 내려놓았다.
"미친, 너 그거 게일포스한테 걸리면 일감 다 잘리-"
헨리는 엘리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휘청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차가워진 그의 손이 다급히 그녀의 두 팔을 잡았다.
"헨리?"
"엘리, 오늘은 임무 받지 마."
"뭐? 얘 진짠가 보네. 갑자기 그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너 내일 월세 내는 날이잖아. 오늘 안 나가면 수당 없어!"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러니까 제발. 응?"
팔을 꽉 잡은 손이 파르르 떨렸다. 엘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떨리는 그의 손이나 일그러진 얼굴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충격적인 건 그의 발언이었다.
지금껏 그녀가 봐온 헨리는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곧 죽어도 돈이 되는 일은 마다하지 않고 제 한 몸을 불사지르며 나서던 게 바로 헨리 아니던가. 심지어 그는 두 번 정도는 실제로 불사지를 뻔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그러던 헨리였건만, 컨디션이 조금 좋진 않아 보이긴 해도 당장 돈이 되는 일을 마다하다니? 2년간 줄곧 옆에서 그를 지켜봐 왔던 그녀로선 헨리의 상태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한참동안 그의 얼굴만 빤히 바라보던 엘리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얘 뭐 숨기는 게 있구나.
걱정과 불만을 가득 담은 채 무언가 말을 내뱉으려는 그때였다,
"엘리!"
우산을 든 찰스가 급하게 달려왔다. 손에는 밀봉된 파일이 들려있었다.
"아, 헨리 일어나 있었구나? 다행이다. 혹시 아직까지 상태가 안 좋아 보이면 의무병이라도 불러야 하나 싶었는데⋯.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급한 임무야, 얘들아. 가자!"
"어?"
엘리가 당혹스러운 얼굴로 헨리를 돌아봤다. 헨리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천천히 도리질을 치고 있었다.
물론 엘리도 예사롭지 않은 상태의 헨리를 무시해가면서까지 임무를 나가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예전에 더 월에서 탈출해서 협조 요청 온 탑팻 잔당들 기억하지? 이번에 꼬리를 겨우 잡았는데 거처를 옮기기 직전이라 하더라구. 지금 당장 출발해야 잡을 수 있어!"
이런 임무를 빠질 수는 없었다. 그 정도로 급한 임무라면 당장 대체할 수 있는 인물도 없을 뿐더러 그들의 손을 떠나보내기에도 자존심이 상했다. 입술을 잘근 씹으며 고민하던 엘리는 결국 헨리의 손을 잡아 부드럽게 떼어내며 이야기 했다.
"다녀와서 마저 이야기 하자. 알겠지? 급한 임무라잖아. 이 임무만 하고 오자구."
엘리가 손을 떼며 몸을 돌리자, 헨리가 반사적으로 팔을 잡아 세웠다.
당장이라도 네가 죽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내가 너의 죽음을 이미 보았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었다.
혀 끝까지 말이 튀어나왔지만 그의 뇌리에 또 다른 생각이 스쳤다.
이 이야기를 꺼낸다 하더라도 너희는 날 믿어줄까.
단순히 믿어주지 않기만 한다면 모를까,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하나며 나를 내치면 어떡하지. 그래, 지금까지의 사람들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정신이 나간 사람 취급 하더라도, 너희만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기심과 두려움에 쉬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어쩌면 네가 죽지 않으면서도 너희는 나를 계속 사랑할 방법이⋯ 어쩌면⋯.
그는 너무나도 겁이 많고 욕심까지 많은 사람이었다. 결국 무엇하나 포기하지 못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에 빠진 헨리는 손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 자신의 친구들을 초조한 마음으로 바라보던 찰스가 살며시 입을 열었다.
"어⋯ 얘들아? 이제 마음 좀 정했어?"
"⋯그런 것 같네."
떨떠름한 시선으로 헨리를 응시하던 엘리는 한숨을 쉬었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입술을 깨문 채 인상을 찌푸렸다. 한마디 쏘아붙이려 크게 숨을 들이쉬며 입을 열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인지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곧 우의의 모자를 뒤집어쓰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헨리. 네가 뭘 숨기느라 임무를 거부했던 건진 모르겠지만, 우리 좀 믿어봐. 숨기는걸 굳이 말하라곤 안 할게. 그렇지만⋯ 아직까지 우리를 이렇게 못 믿으면 어떡하자는 거야."
엘리는 탁상 위에 네 우의가 있을 거라는 말과 함께 뛰쳐나갔다.
둘 사이를 돌아보며 눈치만 보던 찰스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 너희 혹시 싸웠어?"
헨리는 또다시 입을 다물고 그저 조용히 고개만 저었다.
결국 찰스는 침묵 앞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물어보지 못한 채, 준비하고 나오라는 말만 남기고 먼저 헬리포트로 향했다.
자신의 우비만 꼭 쥔 채 바라보던 헨리는, 결국 우비에 얼굴을 파묻고 한숨만 내쉬었다.
하지만 빗소리와 시계 초침 소리만이 남은 이곳에서, 그들이 한 말들은 머릿속까지 들어오질 않았다. 그는 오직 엘리가 죽지 않을 방법, 그녀가 자신들의 곁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만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눈을 지그시 감고 기억을 불러왔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흐릿해진 꿈속의 장면이 무의식중에서라도 떠오를 수 있게.
붉은 색의 피 아래서 언뜻 친숙한 색이 보였다. 눈 녹은 물방울이 맺힌 녹색의⋯. 그리고 그녀를 잡기 위해 내민 자신의 팔에도 녹색이 드러나 있었다.
거기까지 떠올린 헨리는 손에 든 자신의 녹색 우의를 내팽개치고 헬리포트로 뛰어갔다.
3.
"⋯그래도 엘리, 친구끼린 사이좋게 지내야지. 물론 헨리가 가끔은 엉뚱한 짓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거 네가 할 말은 아닌 거 알지? 그리고 싸운 거 아니라니까! 화난 것도 아니고!"
헬리포트 한가운데서 실랑이가 오갔다. 화난 게 아니라곤 하지만 누가 봐도 성질이 나 있었다. 엘리가 씩씩대며 빠르게 걸어간 탓에 뒤에 선 찰스는 겨우 따라붙은 꼴이었으니.
갑자기 헬기 앞에서 우뚝 멈춰선 그녀는 올라타지는 않고 몸을 획 틀며 그를 보았다.
"말 나온 김에 물어보자. 너, 헨리가 숨기는 게 뭔지 알고 있어?"
"헨리야 늘 숨기는 게 많았잖아. 솔직히 말하자면, 난 나이조차도 헨리의 입으로 들은 게 아니라 서류를 통해서 알았는걸."
"그거야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이야기겠지! 우리가 알고 지낸 지 벌써 2년이 다 됐어. 그냥 알고 지낸 것도 아니고 매일같이 서로의 목숨을 맡긴 채로 2년을 보고 살았다고!"
격양된 감정을 잠시 한숨과 함께 몰아 내쉰 뒤, 엘리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찰스 넌 열받지도 않아?"
분명 아깐 화가 안 났다고 하지 않았나.
으으음, 하며 웃어넘긴 찰스는 우산을 접고 먼저 헬기에 올라탔다.
"난⋯ 잘 모르겠어. 아무리 그래도 헨리도 숨기고 싶은 거 하나쯤은 있겠지. 너나 나도 서로에게 말 못할 비밀 하나쯤은 있을 거 아니야."
"서로에게 말 못할 비밀, 그거 자체엔 신경 안 써. 내가 스토커야? 숨기고 싶은 비밀 하나하나에 집착하게. 아까 말했잖아. '숨기는걸 말해달라곤 안할게,' 라고."
"그럼?"
"난⋯."
엘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눈을 질끈 감고 이야기했다.
"난 우리가 알고 지낸 지 벌써 2년이지만, 그런데 아직도 숨긴다는 게 고작 우리에 대한 불신이라서, 그래서 너무 착잡해. 그것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가득해서 그 덤덤한 애의 얼굴에 티가 날 정도의 불신이라는 게⋯."
찰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 너도 눈치챘을 거 아냐. 모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지. 방금 헨리가 말하지 못한 '임무를 거부하는 이유'는 자신의 문제가 아니었어. 누가 봐도 나에 대한 문제 때문이었지. 그때 헨리가 막아 세운 건 임무가 아닌 나였으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나만 딱 잡아 세울 리가 없잖아. 차라리 자신은 가지 않을 테니 배 째라고 바닥에 드러누웠으면 누웠지⋯."
엘리는 주먹을 꽉 쥐었다. 분이 차오르는지 찰스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저렇게 힘들어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데도 나에게 솔직히 말하지 않는 건⋯ 그냥 나를 아직까지도 믿지 못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할 수 밖엔 없잖아."
찰스는 위로도, 긍정적인 말도 해주지 못했다. 상당히 드문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는 쉬이 입을 열 수 없었다.
엘리는 지금의 상황과 자신에 한정시켜 말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그녀가 느끼고 있는 것은 그도 줄곧 느껴온 였으니.
헨리가 숨긴 비밀은 간혹 그들에 대한 지독할 정도의 불신을 내비쳤다. 헨리는 자신의 이런 마음을 지금껏 잘 숨겨왔겠다고 믿겠지만, 그의 곁에서 계속 그를 지켜본 그들이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항상 그들에게 말 못할 서운함으로 다가왔다. 다만 그동안은 그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자며 섭섭한 심정을 그에 대한 애정으로 이겨낸 것 뿐이었다. 불신을 이겨내면서 까지 버텨온 그 마음으로.
그래도 근래에는 그 비밀이 꼬리를 보이지 않아 '이제 헨리가 우릴 완전히 신뢰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러니 엘리가 서운한 마음을 더욱 숨기기 어려운 것도 이해가 됐다. 그리고 자신도⋯.
찰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며 바닥을 응시한 채 점점 미간을 찌푸렸다. 엘리는 눈치를 살피듯 흘끗 그 모습을 보더니 또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됐다, 내가 무슨 말을 한거람⋯. 너무 답답해서 그런 거니까 잊어줘. 헨리 오면 사과부터 해야겠다."
엘리 또한 헬기에 몸을 실으려는 그때였다.
"엘리!"
멀리서 헨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껏 뛴 것인지 목소리가 상당히 격양되어 있었다.
"양반은 못되겠네."
엘리가 어깨를 으쓱이자 찰스는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듯 눈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엘리가 헨리를 돌아본 순간 분위기는 다시 순식간에 굳어졌다.
"너⋯ 너 우의는 왜 안 입었어? 비 잔뜩 맞았잖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엘리 너 그 우의 당장 벗어."
"뭐, 내 우의 빼앗을 심상으로 그냥 온 거야? 네꺼 입어!"
"아냐! 너 그 우의 입고 있으면⋯!"
"입고 있으면?"
아, 어떻게 우의를 벗길지는 생각을 안 하고 왔는데.
당황해서 고장이 난 헨리는 결국 말을 더듬다 못해 헛소리를 하고 말았다.
"그⋯ 와, 완전 구려!"
찰스가 이마를 짚었다. 차마 엘리의 얼굴은 보지 못하고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지, 진정해, 라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미 들리지 않는 게 분명했다.
"하, 하하. 헤, 헨리 오늘 왜 이래? 이러다 헬기도 파란색으로 가져오라고 하는 거 아닌지 몰라⋯."
너 여기서 더 하면 임무 나가기 전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찰스의 신호였다.
"있어? 있으면 그걸로 타자."
"어⋯? 음⋯ 장난이었는데⋯. 지금은 파란색 없지⋯."
"빨간색은?"
"없지⋯?"
하지만 조금이라도 꿈과 다른 풍경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헨리가 그 신호를 읽을 리는 만무했다.
결국 완전히 화가 난 엘리는 헬기에 확 올라타곤 우비를 벗어 바닥에 던지고야 말았다.
"이제 됐냐? 좀 가자!"
"아! 이제 마음에 드네. 가자!"
추측건대, 어쩌면 헨리는 이 순간 엘리의 혈압을 높여 기절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뒷목을 잡고 무어라 험한 말을 내뱉는 엘리를 억지로 자리에 앉힌 찰스는 '이, 이제 진짜 가자!'라며 엉거주춤 조종간에 앉았다.
4.
한 시간 반에 가까운 비행 끝에 가까스로 작전 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눈이 내려 밤중에도 밝게 빛날 만큼 새하얀 숲속이었다. 엘리는 창가 너머로 아래를 내려다 보더니, 임무지로는 참 아깝다고 중얼거렸다. 다음엔 임무가 아닌 나들이 삼아 다 같이 여기 오자고 해야지, 아까의 싸움도 잊고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시간은 여덟 시. 야반도주를 계획하던 잔당들은 다행히 아직 떠나지 않은 것인지 오두막에 불이 켜져 있었다. 이제 슬슬 낙하를 준비하라는 찰스의 말에 그들은 이어피스를 착용하고 낙하산을 맸다.
적당히 두근거리는 긴장감. 몇번이고 해온 일이지만 할 때마다 짜릿한 이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가볍게 심호흡을 하던 엘리는 문뜩 걱정되는 마음으로 헨리에게 고개를 돌렸다.
에버노트에서 발견한 예전 글인데 더이상 안쓸것같아 그냥 올림. 썰풀이에서 시작된거라 어차피 상편 뒷 이야기도 이미 정해져있고....
입덕하고 초반에 나름 캐해 잡으며 썼던 글이라 지금까지 한 연성들의 근간이 되는 문장들이 많다.
글 자체는 3부작으로 계획했었는데, 헨찰이 엘리를 구하는 것에 성공하고(상), 후에 헨엘이 찰스를 구하는 것에도 성공하게 돼서(중) 찰엘이 헨리의 죽음에 대한 예지몽을 꾸게 되는데 결국 헨리를 살리려다 찰엘쪽이 죽게되는(하) 내용으로 구상해놨었음
그래서 헨리가 지금껏 자신이 무시해왔던 죽음들을 후회하는 엔딩이었는데.... 이렇게 되짚어보니까 구성 열심히 다 짜놓고 왜 던졌는질 모르겠네 귀찮았나
아래 접은글은 시나리오의 시나리오(ㅋㅋ)
엔딩까지 다 있긴한데 진짜 날것임
1. 헨찰➡엘리
처음 시작은 당근 주인공인 헨리. 헨리는 아주 옛날부터 예지몽을 봐왔지만 이때까지 예지몽으로 본 죽음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았고, 말해줘도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볼 뿐인데다가 헨리도 그런 상황에서 딱히 다른사람의 죽음을 막아주려 노력할 위인은 아닌지라;; 걍 그러려니 흘려보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낮잠을 자던 중 엘리가 임무하다가 죽는 꿈을 꾸면 좋겠다.
지금껏 혼자 외롭게 살아오다가 이제서야 처음으로 세미가족같은 친구들이 생긴건데 그 중 하나가 곧 죽는다고해도 자신은 아무것도 못한다는걸 알고있으니 초조해지는거지. 그래서 막사에서 나서자마자 눈앞에 보인 엘리한테 달려가선 오늘 정부에서 들어온 임무는 스루하자고 애걸복걸하지만 말 꺼내자마자 찰스가 급한 임문데 도와달라고 굉장히 다급히 옴
엘리는 헨리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닌걸 아니까 갑자기 왜이러나 싶으면서도 급한거라니까 이 임무만 해결하고 얘기하자면서 겉옷 걸치고 헬기에 탐
근데 그 순간에 딱 엘리가 꿈에서 입고있던 옷이 지금 입고있는 저 옷인게 기억난거지
그래서 "그 겉옷 구리니까 딴거입어!!!" 이래버리는데 엘리는 얘가 진짜 돌았나 싶은 눈으로 확 벗어서 던져두곤 됐지?? 빨리 좀 가자!! 이러고 찰스는 헨리 오늘 왜이래? 이러다 헬기도 파란색으로 가져오라고 하겠다ㅋㅋ 이러는데 헨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있으면 그걸로 타자!!! 이러고있음
물론 찰스는 걍 지나가듯 한 말이라 걍 어..음... 장난이었는데... 지금은 파란색 없지.... 이러고 넘어가버림
헨리는 우선 엘리의 옷으로 변수를 하나 만들어놓아서 한시름 놓았지만 여전히 불안초조한채로 자리에 앉아 손톱 물어뜯는데 엘리가 너 지금 얼굴색 너무 안좋다고 혹시 컨디션 안좋아서 그런거면 간단한거니 혼자서 가겠다면서 넌지시 얘길 꺼내보고 엘리가 죽던 풍경속에 자신이 옆에 있었던걸 기억해낸 헨리는 그럼 그래줄 수 있겠냐면서 헬기 안에서 찰스와 함께 서폿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기러함결국 엘리 혼자서 임무지 속으로 진입하고 헨리는 계속 불안한채로 있는데 엘리가 아까 그 겉옷을 다시 입고 간 걸 발견함
화들짝 놀라서 통신으로 너 옷 다시 입고갔나면서 따지듯 물어보는데 엘리가 추워죽겠는데 구리다고 안입냐면서 오히려 뭐라하다가 갑자기 통신이 확 끊겨버림
찰스가 놀라서 통신기기 조정해보고 계속 엘리 이름 불러보는데도 답신도 없고 잠시 후에 꿈에서 나온 것과 같은 폭발소리까지 들리자 헨리 멘탈 나가가지구 손 벌벌떨면서 거의 울것 같은 표정으로 역시 자잘한 변수같은걸론 바꿀수 없는거냐면서 찰스한테 꿈 얘기 다 털어놓을 것 같음
찰스는 그거 듣고서 왜 지금까지 그런 얘길 안했냐면서 당장 꿈 속에서의 풍경 더 기억해내보라고 다그치고
헨리는 통신이 끊겨 폭발 소리가 들린 후 10분 뒤에 임무지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으로 죽는다고 얘기해줌
헨리가 자기 이야길 믿어주는거냐고 물어보니까 찰스는 이야기가 믿기진 않지만 너니까 믿어보는거라면서 바로 계획을 짜기 시작할듯
여차저차 상의해보았지만 '물줄기를 막아도 강은 결국 다른쪽으로 흐르기 시작하는 것 처럼 열심히 변수를 두어도 결국은 다른 방향으로 죽음을 향해갈 수 있다'는 헨리의 말에(원작대사임)(인줄알았는데 좀 다른 뉘양스더라)명확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고 시간은 다 되어감
결국 총격전의 시작을 알리는 첫번째 총성이 울리고 완전히 멘탈이 나간 헨리 옆에서 다급해진 찰스는 뭐라도 해봐야하지 않겠냐면서 걍 저기로 헬기 들이박겠다고 꽉잡으라면서 헨리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냥 추락하듯 들이박아버림
다행히 헬기를 들이박은 자리 바로 옆에 총을 들고서 경악하고 있는 엘리가 있었고 헬기를 바리케이트로 삼아 "말리는 사람이 없다고 진짜 들이박은거야??!! 너희 미쳤어??!!"라고 소리지르는 엘리를 데리고 냅다 튐
꿈을 꾼사람, 꿈의 대상, 꿈 속 인물 중 어느것에도 해당되지 않았던 찰스가 헨리의 말을 듣고 독자적으로 개입하였기 때문에(꿈에서도 통신이 끊겼었기때문에 찰스는 등장하지 않았었음) 현실이 꿈의 내용과 달라지면서 엘리가 살아남을 수 있게 됨.
안전지대로 들어온 헨리는 엘리를 살릴 수 있게됨+처음으로 자신의 꿈과 반대되는 상황이 일어나서 벅차오르는 마음에 엘찰 꽉 껴안고 눈물 뚝뚝 흘리면좋겠다
엘리가 당황해서 걱정많이 했냐고 어차피 저런거엔 안죽는데 왜이렇게 걱정했냐면서 웃어넘기려하는데 찰스가 헨리 대신에 엘리 너 죽을뻔한거 맞다면서 있었던 일을 설명해줌
조용히 얘기를 듣던 엘리는 헨리의 오버스럽던 행동들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고 가슴께에서 느껴지는 꼭 총에 맞은 것 마냥 아프고 뻐근한 통증에 말 그대로 '죽었다 살아난' 기분이 부정할 수 없을정도로 실감나게 들어서 고맙다면서 너희가 날 살린거라고 역으로 헨찰 꽉 안아줄듯
그리고 이날 이후로 엘리가 자신을 구해준 헨리와 찰스에 관한 예지몽을 꾸기 시작함
2. 엘헨➡찰스
찰스가 헬기를 들이 박은 것으로 인해 징계조치가 내려졌음.
물론 엘헨이 열심히 변호하긴했지만 '아니 내가 꿈에서 봤는데 안그랬으면 엘리가 죽었다니까요?!?!'같은 소리를 해봤자 미친놈 소리나 듣지 씨알도 안먹히니까.... 사실 엘리가 죽는다는걸 알고있는게 아닌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부자산 생으로 날려가며 헬기로 탱킹하는것 보단 상공에서 헬기로 서폿하는게 당근 더 상식적이고 효율적으로 느껴지니 간부들 입장에선 치명적인 판단미스로 징계를 내릴 수 밖에 없었을듯. 게다가 헬기 들이박고나서 걸어서 부대까지 오는 바람에 셋다 지독한 감기몸살+근육통으로 며칠동안 고생하기도 했고... 그래서 징계내용은 감봉 및 몇주간의 비행금지. 좀 쉬라는 게일포스의 배려도 있을 것 같다. 옆에있었던 헨리야 뭐... 군인 신분은 아니니 딱히 징계는 없었지만 대신 게일포스한테 5지게 혼났을듯
결국 엘헨은 징계위 마치고 터덜터덜 나오는 찰스에게 미안해... 나 때문에;; 같은 말밖에 해줄수 없었음. 찰스는 괜찮다고 그래도 엘리를 살렸으니까 된거 아니겠냐고 이 기회에 머리도 좀 식혀야겠다고 씩씩하게 말했지만 돈미새인 엘헨의 눈에는 감봉당한 찰스가 너무 핼쑥해보였음. 막상 찰스는 비행금지에 더 뼈아파했겠지만...
쨋든 찰스의 비행금지로 원래 헨엘찰 이렇게 활동했었지만 헨엘+조종사 모브 한명이 임시로 붙게되고 찰스는 한동안 비행 대체 업무로 교육생들 비행조교를 하게되었음.
핼쑥해보이는 찰스를 홀로두고 임무를 나가자니 물가에 내놓은 애마냥 걱정이 됐던 엘헨은 임무중엔 핸드폰을 쓰기 어려우니 무전기의 정부군쪽에서 잘 쓰지 않는 채널을 통해 연락하자고 약속을 해두고(지나가던 루퍼트: 꼴값...) 임무를 떠남.
근데 원래 엘헨은 딱히 말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찰스가 조잘조잘 떠드는게 아니라면 말하는 사람 없음+새로운 사람하고 같이 있자니 낯설고 솔직히 찰스가 아니니 약간 거부감들어서 입이 안떨어짐+새 조종사도 그리 말이 많은편은 아님 크리로 엘헨이 임무나가는 헬기는 소름끼칠정도로 조용했음. 원래 임무나가는 길은 항상 하하호호였는데 이러고있자니 너무 지루해진 엘헨은 깜빡 졸기 시작함.
그리고 이때 찰스가 죽는 예지몽을 꾸면 좋겠다.
깜짝 놀라서 동시에 깬 엘헨은 서로를 바라보며 방금 혹시 찰스에 대한 꿈을 꿨냐고 물어보고 심각하게 서로 꾼 꿈 내용을 공유했음.
헨리가 꾼 꿈의 모습은 찰스가 죽는 바로 그 순간. 저번 임무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한 놈이 헨엘찰에게 앙심을 품고 찾아온건지 무방비한 상태의 찰스를 뒤에서 쏴 죽이려했지만 첫발이 불발이었고 눈치챈 찰스가 제압하려다가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두번째 탄에 맞아 죽음. 평소같았으면 엘헨에게 원한을 품고 찾아오는거면 몰라도 저기 하늘에서 서폿하는 찰스의 존재까지 알고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음. 헨리는 엘리때의 사건으로 생긴 새로운 물줄기가 원래라면 알려질리 없는 찰스의 얼굴이 알려지고 그게 죽음으로까지 이어지는 방향인 것 같다고 추측함.
엘리가 꾼 꿈의 모습은 찰스가 죽기 전의 상황. 모든 교육생들이 헬기를 타고 상공에 있을 때였기 때문에 찰스는 혼자였으며 4시 38분을 가르키는 손목시계를 보고 이제 내려오라고 해야겠다며 중얼거리고 있었음. 그 다음에 총소리가 한번 들렸고 이후는 헨리의 꿈으로 이어지는 것 같았음.
엘리는 와 이런걸 지금까지 어떻게 꾸고살았냐며 한꺼번에 몰려온 정보에 머리가 너무 아파 잔뜩 인상을 꾸기고 헨리는 머리아픈건 이제 적응한건지 찰스의 죽음을 어떻게 막아야할지 불안해하기 시작함.
지금 시간은 1시 40분 정도. 아직 시간이 좀 남긴했지만 문제는 엘헨이 지금 임무를 하러 가는중이라는 거였음. 헬기를 조종중인 조종사를 설득해서 바로 헬기를 돌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 조종사는 엘헨을 딱히 탐탁치 않아하는 눈치라 통할것같지도 않았고.. 찰스야 엘헨이 범죄자였어도 넓은 아량으로 받아들여줬었지만 사실 그런 사람이 흔친 않을테니...
결국 헨리는 하이잭까지 결심하고 총을 집어들었지만 정신이 돌아온 엘리가 재빠르게 헨리의 손을 탁쳐냄. 네가 무슨 생각한건지 대충 알겠고, 마음은 나도 너와 같지만 차분하게 생각 좀 하라고 나무라며 하이잭을 실패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만약 하이잭을 성공하더라도 어차피 정부막사에 돌아가면 정부군이 우릴 진압 하려할텐데 그 상태로 찰스를 구해내는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함. 대신 무전기 채널을 맞춰둔걸 떠올려내고 우선 무전기로 연락을 취하자고 제안해라. 결국 무전을 통해 꿈 속 장면을 세세히 찰스에게 전달해주니 찰스는 알겠다며, 게일포스에게 말해 비행교육장 주변 경계를 강화하고 자신도 조심하겠다고 얘기해줬지만 헨리는 이런다고 마냥 안심하고 있으면 안된다는걸 이젠 알고 있었음. 그러니 우선 당장 정부막사로 돌아가야만 했지만 엘리의 말대로 하이잭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우선 파일럿을 설득해보기러함.
그치만 물론 설득은 의미가 없었고.... 뭐 몸이 안좋다, 컨디션이 별로다 별 엄살을 다 떨어봤지만 돌아온건 흘겨보는 눈과 묵묵부답뿐... 한참을 머릴 싸매고 고민을 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아 찰스에게 다시 무전을 침. 아직 괜찮은지도 묻고 같이 의논도 할 겸.
둘의 이야기를 들은 찰스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 싶더니 그럼 자신이 너희 임무를 철수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며 거짓말을 할테니 지금 이 채널을 유지한채 무전기를 파일럿에게 건내달라고 부탁함. 물론 이 채널은 지금은 헨엘찰 셋만 쓰고있어서 구라인게 당장은 들키지 않겠지만 나중엔 분명히 들키기 때문에 큰 처벌을 피할 순 없었음. 엘헨이 정말 그래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찰스는 '사실 난 너희처럼 예지몽을 꾸어본적이 없기도 하고... 저번에도 그냥 헨리의 말이니 믿어봤던거지만 결론적으론 엘리가 죽질 않았으니 역시 헨리가 개꿈을 꿨던건 아니였을까 긴가민가 하거든. 그러니 이번엔 이런 큰 위험부담까지 지어가며 믿을 이유가 없기도 하고... 그렇지만 너희 둘이서 내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건 아닐거 아니야. 난 역시 너흴 믿을 수 밖에 없네. 어서 무전기 넘겨줘.' 이래라.
결국 찰스의 거짓말에 넘어간 조종사가 경로를 틀어 막사로 다시 돌아갔고, 시간은 벌써 4시였음. 엘헨은 아직 30분정도의 시간이 있다고 살짝 안심하며 어떻게 찰스를 구할 수 있을지 한참 고민하고 있었음.
그런데 착륙을 위해 저공으로 비행장 상공을 지나가던 도중 우연인지 운명인지 꿈에서 찰스를 쏜 그 얼굴이 눈에 들어와라. 분명 아직 여기에 있을 시간이 아니었지만 아마 강화된 경계로 인해 더욱 눈을 피해 들어오다가 어쩌다보니 시간이 단축된 길로 온것같았음. 꿈을 피하기 위해서 꿈의 내용을 이야기 해주었는데 그것 때문에 꿈과 어긋나게 된거임.
완전 패닉이 와서 헬기가 완전히 착륙하기도 전에 걍 문을 열고 뛰쳐나온 엘헨은 찰스쪽으로 달려가며 피하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쳤지만 거리가 꽤 있고 착륙중인 헬기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것 같았음. 엘리는 문득 아, 헨리가 이런식으로 꿈에 져왔다는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순간적으로 몸에 힘이 쭉빠지고 주저앉을 뻔했는데 옆에서 달려가던 헨리가 갑자기 무전기를 틀고 소리침. 찰스 뒤를 봐!!!!
꼭 쥐고있던 무전기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흘러나오자 놀란 찰스는 바로 뒤를 돌아보고 자기를 향해 총을 겨눈 사람을 발견함.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지만 첫발이 불발이었다는 엘헨의 말이 생각나서 지체하지 않고 바로 달려들어 제압을 시도했고 제압 도중 그 놈이 첫번째 방아쇠를 당겼지만 당연히 총알이 나가지 않아 찰스가 다치진 않았음. 총이 나가지 않아 당황하고 있을때 신속히 나쁜놈을 제압한 찰스는 그제서야 놀라서 떨리는 마음으로 숨을 몰아쉼.
저 멀리서 경계하던 다른 군인들과 의무반이 뛰어오고 엘헨도 어느새 찰스에게 와서 헉헉대고 있었음.
셋다 숨이 찬 채로 말도 못붙이며 서로를 바라본채 허탈 웃음만 짓고 있자 다른 군인들이 와 나쁜놈을 포박해 데려감. 의무병이 찰스에게 괜찮냐며 간단하게 몇가지를 물어보자 찰스는 이상하리만큼 선명하게 허리를 관통하는 듯한 통증을 제외하곤 문제 없다며 대답하곤 갑자기 엘헨을 돌아보고서 사실 죽은건데, 살아난거라고 말해라. 그리고 엘헨이 어이없다는 듯 웃음 지으면서 찰스한테 달려들어 와락 안기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 이날 이후로 찰스도 엘리와 헨리에 대한 예지몽을 꾸기 시작함.
3. 엘찰➡헨리
사실 헨리는 처음 예지몽을 꾸기 시작할 무렵에(BtB 이전) 이미 자신이 죽는 순간 또한 꿈에서 본 적이 있었음.
그림을 그린 것 마냥 빨간 피를 잔뜩 머금은 새하얀 눈밭에 쓰러진 자신과 애원하듯 무어라 말하던 생면부지의 두 사람. 죽어가는 자신을 보며 목이 쉬어라 울고 있는 꼴이 퍽 안쓰러워 당장이라도 기운차리고 일어나야 할 것 같았지.
처음에 헨리는 사실 이거야말로 개꿈인줄 알았었음. 꿈 속 그 사람들이 초면인건 둘째치고 항상 혼자였던 자신을 위해 그렇게 까지 울어줄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거든.
그래서 거의 잊은 채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정부군이 납치해 태운 헬기에서(ItA) 꿈 속 그 사람 중 한명을 보게 됨. 처음엔 단순히 낯이 익다고만 생각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주 오래전 꿈 속에서 봤던 그 사람인거임! 빨간 헤드셋을 낀 찰스! 그래서 흥미가 생겨서 찰스의 도움을 받아 정부군에 협력하기로 결정함. 물론 찰스는 꿈속에서 헨리가 죽는 그 순간에 나온 사람이긴 했지만 어차피 그때 사람은 찰스 말고 한명이 더 있었고, 지금은 이어피스를 끼고 원격으로 도움을 받는거라 자신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니니 아직 자신이 죽을때가 아니라는 걸 알고 안심하고 협력했겠지. 결과는 물론 성공적이었고...
원래 헨리는 협력이 끝난 후엔 찰스랑 연락을 끊으려고 했는데(어떻게든 죽음을 피해보려고) 찰스가 헨리한테 계속 인싸의 역량을 발휘해부러가지고 얼레벌레 여차저차 자기도 모르는새 찰스하고 친해져부림
그래서 '어휴 몰라 어차피 꿈에 얘만 있었던건 아니니까 남은 한명만 잘 피하면 되겠지' 식으로 대충 넘어갔는데 당연하게도 남은 한명을 너무나 예상하지도 못한 곳에서 만나버림. 더 월에서(FtC).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갑자기 잡혀온거라 영문을 모르겠어서 이게 뭐야 상태였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옆에서 꿈 속의 한명이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있는거임. 바로 엘리가.
처음엔 저승사자 만난 기분이었겠지 와 나 설마 여기서 죽나? 싶고. 그래서 애써 무시하고 죽은 척을 할까 저 간수놈을 치고 도망갈까 궁리하는데 갑자기 꿈 속 장면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음. 서서히 눈을 감는 자신을 앞에두고 너무나도 서럽게 울던 둘의 모습이. 그리고 하나의 궁금증이 계속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음.
너희는 왜 나를 위해 그렇게나 울어줬던걸까? 도대체 우리가 무슨 사이였길래?
이미 말했지만, 헨리는 처음 자신이 죽는 꿈을 꾸었던 순간부터 '자신을 위해 울어줄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소중한 사람을 만들어 본 적이 없었음.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보단 돈에 집착해왔고 그게 타인의 생명에 무관심해지는 것으로까지 이어진 상태였음. 사람을 죽이는데에 거리낌이 없다거나 다른 사람이 죽는 예지몽을 꾸고나서도 아 모 어쩌라고~ 상태라거나....
근데 그런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과 타인의 사이에 쌍방 애정이 없는 관계에 익숙해지다보니 눈물을 흘릴정도의 관계를 필연적으로 궁금해 할 수 밖에 없었음. 게다가 찰스를 만나고 처음으로 애정의 맛을 살짝 봐보니 이게 생각보다 너무 포근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거라서 그렇다면 자신이 죽을때 그렇게나 슬프게 울어줄 만큼의 애정은 도대체 어떤 것인지 더더욱 궁금해졌고. 그리고 그 애정넘치는 관계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이 결국 헨리가 죽음을 감수하게 만들것같다.
헨리는 엘리에게 같이 탈출하자고 눈치를 주었고, 결과는 뭐 당근 tt로 이어지게 됨.
하지만 처음에는 이렇게나 죽을 각오를 하고 둘을 만난거지만 계속 찰스와 엘리와 같이 지내다보니 이게 생각보다 너무 행복한거임. 죽기 싫을 정도로. 죽기엔 너무 아깝고 귀할정도로. 얘들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와 흘러가는 일분 일초를 어딘가에 온전히 남길 수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그래서 만약 사이가 각별한 가족이 있다면 이런 나날이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때 즈음, 죽는 순간을 위해 찰엘과 애정을 나누었으면서 그 애정 때문에 죽기 싫어지는 모순적인 상태까지 왓으면 좋겟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죽는 기존 꿈에서는 눈 앞에 엘리와 찰스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엘리가 죽는 꿈을 꾸게 되자 점점 멘탈이 흔들리고 조바심이 나게 됨. 꿈이 바뀌었다고? 이런적이 있었나? 아니면 혹시 오늘 내가 죽게 되고 직후에 엘리도 죽는건가?
그런데 찰스가 자신과 함께 엘리를 구해주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꿈을 바꾸어 준거임. 그 누구도 죽지 않고! 헨리의 입장에선 처음으로 꿈을 바꿔준 찰스도, 처음으로 꿈에서 살아남아준 엘리도 너무 운명적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었음. 너희는 나를 위해 온 사람들이구나, 하고.
그후 찰스가 죽어야했지만 엘리가 막아주는 일까지 생기면서 그 생각에는 더욱 확신이 들게되고 찰엘을 더더욱 아낄수밖에 없게 되겠지.
게다가 자신이 죽는 꿈에 나왔던 엘리와 찰스의 죽음이 두번씩이나 타파되자 헨리는 자신이 죽는 순간 또한 자연스럽게 타파된 줄 알았음. 자신이 죽는 꿈 속에선 살아있던 애들이 죽으려면 자신이 먼저 죽고 엘찰이 죽는 순이여야할텐데 엘찰은 살아남았고 자신도 죽지 않았으니까. 결국 헨리는 '너희가 있어서 나도 내가 죽는 순간을 바꿀 수 있었구나, 너희들과 계속 살아갈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자신이 죽는 꿈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행복해하게 살고자 했음.
그런데 찰스의 비행금지가 풀려(찰스의 죽음을 엘리와 헨리가 막아줄 때의 일입니다.) 오랜만에 다같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낸 후 찰스의 집에 모여 맥주 한캔을 깠던 날, 찰스가 오늘은 너희 둘 다 그냥 자고가라고 했던 날 밤에 찰엘이 드디어 헨리가 죽는 꿈을 꿈.
화들짝 놀라면서 깬 찰스는 엘리와 헨리가 처음에 그러했듯이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현실감각이 돌아오질 않고 믿기지가 않았음. 꿈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실감나서 무시할 수가 없어가지구 아픈 머리를 이끌고 꿈을 더듬고 있는데 조용히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남. 그리고 분명 거실에서 자고 있을 엘리의 '찰스, 일어나 있지. 나랑 얘기좀 하자.'하는 목소리가 들림.
애써 정신을 붙잡고 방문을 열자 엘리가 불안한 표정으로 다짜고짜 너 꿈 꿨지.라고 물어보지도 않고 아예 확신해라. 찰스가 어리둥절하게 그렇다고 대답하니까 헨리가 죽는 꿈이었지.라고 다시 확신하면 좋겠다.
찰스가 자기도 모르게 천천히 표정을 굳히며 설마 엘리 너도?라고 묻자 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본 헨리의 죽음을 이야기함.
엘리의 꿈 속 헨리는 눈 밭에 피를 흩뿌린 채 엎어져 있었음. 자신과 찰스가 멀리서 그걸 보곤 놀라 뛰어왔고, 복부의 상처를 지혈하려했지만 이미 피가 너무 많이 흐른게 보여 울면서 '너 안죽는다며'라고 외침과 동시에 꿈에서 깨어났다고 함.
찰스의 꿈은 찰스의 시선으로 진행되었음. 펑펑 쏟아지는 눈과 눈이 잔뜩 쌓인 저 멀리 오두막을 보며 '이번 크리스마스엔 우리도 저런 오두막을 빌려서 놀아볼까.'라고 물어봤고 엘리는 '정석이네. 난 찬성.'이라 답했지만 헨리의 답이 없어 뒤를 돌아보니 엘리의 꿈처럼 쓰러져있었다고 함.
두 꿈 모두 상당히 단편적이고 언제, 어떤 이유로 죽는지 조차 보지 못해서 건질게 없었음. 그나마 알 수 있는건 눈이 내리고 오두막이 있는 곳이라는 것과 정부군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아 임무 중이라는 것 뿐.
답답한 마음에 한참동안 둘 다 문 앞에 서서 한숨만 쉬고 있는데 갑자기 헨리가 스리슬쩍 와서 나 빼고 뭔 재밌는 얘기하냐고 할것같다. 소스라치게 놀란 엘찰은 언제 깼냐며 우리 얘기하는거 들었냐고 물어보는데 헨리가 '너희가 얘기하는건 못들었는데, 근데 나 너희 죽는 꿈꿨어.'라고 말함.
엘찰은 당황하며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니 둘이 꾼 꿈과 정확히 같은 장소에서 멀리서 누군가 저격한 총에 맞아 쓰러졌다는거임
너희는 마지막까지 꿈을 바꾸었는데 너희가 없는 나는 또다시 바꾸지 못했구나.
'죽었다 살아났다', 그 느낌이 끔찍하리만큼 선명해서 주저앉아 울었으면 좋겠다. 왜 나를 살렸냐고, 너희가 없으면 사는데에 의미가 없는데, 왜 살렸냐고.
그리고 푸념처럼 내뱉은 그 말속에서 불현듯 죽은 자신을 보며 울던 꿈 속의 찰스와 엘리의 애정의 크기를 알아내면 좋겠음.
이래서 너희는 울었던 거구나.
그래서 너희가 죽었구나.
아무래도 내가 너희를 죽인건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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